학교는 아이를 지키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왜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서로를 가장 먼저 의심하는 곳이 되어가고 있을까요?
2026년 7월 1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495회는 〈참교육과 시한폭탄 – 지금 우리 학교는〉을 다뤘습니다.
방송은 교사의 개인 물품과 교실을 겨냥한 체액·오물 사건, 학교 안의 위협 행동, 교사 폭행과 아동학대 신고를 둘러싼 갈등을 함께 추적했습니다.
이번 회차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누가 더 억울한지를 빠르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안전도 중요하고 교사의 안전도 중요합니다. 두 안전을 서로 반대편에 놓는 순간 학교는 대화보다 방어가 먼저 작동하는 공간이 됩니다.
핵심 결론
이번 방송의 핵심은 단순히 교권이 무너졌다는 주장이나 일부 교사의 훈육이 과했다는 주장 중 하나를 선택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서로가 상대를 위험한 집단으로 보기 시작하면, 사실을 확인하기 전에 방어와 공격이 먼저 시작된다는 점을 봐야 합니다.
학부모는 아이가 부당한 일을 당했을 가능성에 예민해지고, 교사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언제든 신고와 소송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낍니다. 학생 역시 어른들이 자신을 문제의 원인이나 보호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방송에서 확인된 내용
SBS 공식 소개에 따르면 제주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의 개인 물품과 의자를 겨냥한 체액·오물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방송은 수사 결과 인근 고등학생이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방송은 이 사건만을 따로 떼어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폭발물 설치 위협, 흉기 난동, 교사 폭행 등 학교 안에서 보고된 여러 위협과 함께 교사들이 느끼는 두려움을 다뤘습니다.
동시에 학부모들이 교사의 부당한 지시나 체벌을 주장한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교사는 교육적 지도를 했다고 말하고, 학부모는 아이가 폭력과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장면이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방송에 소개된 주장과 최종적인 법적 판단은 구분해야 합니다. 인터뷰와 예고편의 문장만으로 개별 사건의 책임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과 주장, 심리적 해석을 나누어 보기
- 확인된 사실: SBS가 공식 다시보기와 미리보기를 통해 공개한 사건의 기본 내용과 방송 일자입니다.
- 당사자의 주장: 교사·학부모·학생 가족 등이 방송에서 설명한 경험과 입장입니다.
- 심리적 해석: 공개된 장면에서 반복되는 관계의 패턴을 이해하기 위한 관점이며, 특정 인물에 대한 진단이 아닙니다.
이 세 층을 섞으면 “저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성격 판단으로 쉽게 넘어갑니다. 그러나 사건을 이해하려면 무엇이 확인됐고, 무엇이 아직 주장 단계이며, 어떤 부분이 해석인지 계속 구분해야 합니다.

‘참교육’이라는 말은 왜 위험해질 수 있을까?
‘참교육’은 원래 제대로 가르치고 바로잡는다는 긍정적인 뜻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혼내주거나 굴복시켜야 한다는 의미로 바뀌는 순간 문제가 생깁니다. 내가 옳다는 확신이 커질수록 상대에게 가하는 모욕과 위협을 교육이나 정의로 포장하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할 때 평소라면 멈췄을 행동도 계속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이를 위해서”, “교실의 질서를 위해서”,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서”라는 말이 사실 확인과 절차를 건너뛰게 해서는 안 됩니다.
심리적 해석 1: 방어적 귀인
갈등이 생기면 사람은 내 행동은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상대의 행동은 성격 때문이라고 해석하기 쉽습니다.
학부모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교사는 같은 행동을 “교사를 공격하고 통제하려는 태도”로 느낄 수 있습니다.
교사는 “수업과 학생을 지키기 위해 지도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학생과 학부모는 그 행동을 “권위를 앞세운 모욕이나 위협”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누가 맞는지를 떠나, 각자가 자기 의도는 알고 상대의 의도는 추측한다는 차이가 갈등을 키웁니다.
심리적 해석 2: 내 편을 지키려는 마음
부모에게 아이는 가장 가까운 내 편입니다. 교사에게 교실의 다른 학생들과 동료 교사는 함께 지켜야 할 공동체입니다.
갈등이 커지면 사람은 내 집단의 말은 믿고 상대 집단의 말은 의심하기 쉽습니다. 모든 교사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모든 학부모를 악성 민원인으로 보는 태도가 여기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집단의 이름으로 개인을 판단하면 실제 피해도 놓치고 억울한 사람도 만들 수 있습니다.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옳은 것도 아니고,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과민한 것도 아닙니다.
심리적 해석 3: 위협과 과잉경계의 악순환
사람이 반복해서 위협을 경험하면 작은 신호에도 빠르게 긴장할 수 있습니다. 이는 특정 인물을 진단한다는 뜻이 아니라 위험을 겪은 뒤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방어 반응에 관한 설명입니다.
교사는 평범한 문의도 신고의 시작처럼 느낄 수 있고, 학부모는 짧은 훈육의 말도 아이를 향한 모욕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한쪽이 방어적으로 굳어질수록 다른 쪽은 “무언가를 숨긴다”고 느낍니다. 그러면 기록, 녹음, 신고, 법적 대응이 대화보다 먼저 나오고 다시 상대의 경계심을 높입니다.
아이 보호와 교사 보호는 반대편이 아닙니다
아이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교사의 안전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의 문제 제기를 막아서도 안 됩니다.
두 안전을 함께 지키려면 사람의 평판보다 절차를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 문제가 생긴 시간과 장소, 말과 행동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기
- 아이의 진술을 유도하지 않고 처음 표현을 그대로 듣기
- 교사에게도 설명할 기회와 회복 시간을 보장하기
- 긴급한 안전 문제와 일반적인 교육 갈등을 구분하기
- 학교 내부 절차만으로 어려울 때 독립적인 조정과 조사를 활용하기
공정한 절차는 어느 한쪽을 편드는 장치가 아닙니다. 감정이 사실을 덮지 않도록 모두를 보호하는 장치입니다.

부모와 교사가 대화할 때 확인할 기준
“왜 우리 아이에게 그랬습니까?”보다 “그날 몇 시에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과 행동이 있었는지 함께 확인하고 싶습니다”라는 문장이 대화를 시작하기 쉽습니다.
“그 아이는 원래 문제가 있습니다”보다 “수업 중 반복된 행동과 교실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이 낙인을 줄입니다.
아이에게도 “선생님이 너를 미워했어?”라고 묻기보다 “그때 어떤 말이 들렸고, 몸에서는 어떤 느낌이 들었어?”라고 묻는 편이 경험을 더 정확히 듣는 데 도움이 됩니다.
프로젝트 자아가 남기고 싶은 질문
- 우리 아이를 지키려는 마음이 다른 사람을 악인으로 단정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 교실의 질서를 지키려는 마음이 학생의 수치심을 가볍게 여기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 갈등이 생겼을 때 사실을 확인할 공통 절차가 있는가?
- 교사와 학부모 모두 도움을 요청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가?
- 아이에게 어른들의 갈등을 해결할 책임을 떠넘기고 있지는 않은가?
마무리
〈그것이 알고 싶다〉 1495회가 보여준 학교는 한쪽만의 잘못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공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갈등을 서로의 오해라고 덮어서도 안 됩니다. 명백한 위협과 폭력은 중단되어야 하고, 부당한 훈육과 모욕 역시 조사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참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굴복시키는 일이 아니라, 사실을 확인하고 안전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아이를 지키는 학교는 교사도 안전해야 하고, 교사를 존중하는 학교는 아이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확인한 자료
※ 이 글은 SBS가 공개한 방송 내용과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관계와 집단의 심리를 해석한 글입니다. 특정 학생·교사·학부모에 대한 의학적 진단이나 법적 판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건의 책임과 사실관계는 수사·재판 및 공식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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