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치료는 ‘몇 살까지 기다린 뒤’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우려가 생긴 시점에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결정합니다. 표현하는 말만 조금 늦고 이해, 제스처, 놀이, 새 단어 증가가 양호하다면 부모 코칭과 추적 관찰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해도 늦거나 말·제스처를 잃었고 청력이나 다른 발달영역의 걱정이 동반된다면 기다리지 말고 전문 평가를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단어 수만 세면 놓치는 것들
언어는 말하는 단어인 ‘표현언어’뿐 아니라 말을 이해하는 ‘수용언어’, 가리키기와 보여주기, 시선 공유, 상징놀이, 대화 주고받기를 포함합니다. 질병관리청과 미국언어청각협회(ASHA)는 언어지연을 평가할 때 청력, 인지·운동 발달, 사회적 상호작용 등도 함께 살피도록 안내합니다. 수용과 표현이 모두 늦는 경우에는 표현만 늦는 경우보다 더 면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연령별로 살펴볼 신호
아래 항목은 진단 기준이나 합격선이 아닙니다. CDC 발달 이정표는 해당 나이 아동의 75% 이상이 하는 행동을 부모가 관찰하도록 만든 자료이며, 표준화된 선별검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18개월 무렵
- 엄마·아빠 외에 의미 있는 낱말을 거의 시도하지 않는다.
- 손짓 없이 말로만 하는 한 단계 지시를 이해하기 어렵다.
- 흥미로운 것을 가리켜 보여주거나 소리·이름에 반응하는 모습이 적다.
24개월 무렵
- ‘물 더’처럼 두 단어를 자발적으로 연결하지 않는다.
- 말뿐 아니라 가리키기, 끄덕이기, 보여주기 같은 제스처가 적다.
- 간단한 말의 이해가 어렵거나 새 단어가 오랫동안 늘지 않는다.
3세 무렵
- 두 차례 이상 말을 주고받는 대화가 어렵다.
- 누가·무엇·어디·왜 질문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 가까운 사람도 아이의 말을 대부분 이해하기 어렵다.
나이와 관계없이 빨리 상의할 신호: 이미 쓰던 말이나 제스처를 잃음, 이름이나 생활 소리에 반응이 줄어듦, 섭식·삼킴 문제, 눈맞춤·공동주의·놀이·운동 등 다른 영역의 우려가 함께 나타남.
K-DST 결과는 진단명이 아닙니다
한국 영유아 발달선별검사(K-DST)는 대근육, 소근육, 인지, 언어, 사회성, 자조 영역에서 정밀평가가 필요한 아이를 찾는 선별검사입니다. ‘심화평가 권고’는 발달지연 확진이 아니라 전문적인 상세평가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추적검사 요망’도 그냥 기다리라는 의미가 아니므로 주치의와 재검 시점과 가정 관찰 방법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가부터 지원 결정까지의 순서
- 자연스러운 장면을 기록합니다. 1~2주 동안 아이가 먼저 쓰는 말, 이해하는 지시, 가리키기·놀이, 새 단어 증가를 적고 30초 안팎의 짧은 영상도 준비합니다. 억지로 따라 말하게 한 결과보다 일상 모습이 중요합니다.
- 소아 진료 또는 영유아검진에서 상담합니다. K-DST 결과, 출생·발달력, 중이염과 가족력을 함께 알립니다.
- 청력을 확인합니다. 신생아 청력검사가 정상이었어도 이후 중이염이나 청력 변화가 있을 수 있어 필요하면 청각 평가를 받습니다.
- 종합 언어평가를 받습니다. 언어재활사는 연령에 맞는 표준화 검사와 놀이 관찰로 수용·표현언어, 말소리, 제스처, 사회적 의사소통과 일상 기능을 살핍니다.
- 결과로 지원 강도를 정합니다. 경도이고 다른 발달이 양호하면 부모 코칭과 정기 재평가를, 지연이 지속되거나 이해언어·다른 영역도 어렵다면 직접 언어치료와 추가 진료를 고려합니다.
상담 전에 준비할 부모 관찰표
- 아이 월령과 조산아라면 교정월령
- 스스로 쓰는 단어와 두 단어 조합, 최근 새 단어 증가
- 한 단계·두 단계 지시를 이해하는 모습
- 가리키기, 보여주기, 끄덕이기와 상징놀이
- 이름·생활 소리 반응, 중이염과 청력검사 이력
- 가족·또래와 주고받기, 소통 실패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
-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관찰, 잃어버린 기술 여부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가정이라면 아이가 접하는 모든 언어를 평가자에게 알려주세요. 이중언어 노출 자체가 언어장애를 만들지는 않으며, 한 언어만 보고 전체 능력을 낮게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집에서는 ‘시험’보다 주고받기를 늘리세요
- 아이가 보는 것을 따라가며 짧게 말해 줍니다.
- ‘이게 뭐야?’를 반복하기보다 아이의 한 단어를 두세 단어로 확장합니다.
- 말한 뒤 5초 정도 기다려 반응할 시간을 줍니다.
- 하루 10분, 화면을 치우고 그림책·역할놀이·생활놀이로 차례를 주고받습니다.
안내: 이 글과 관찰표는 진단도구가 아니며 개별 치료 시작 시점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기술을 잃었거나 청력 반응이 줄었고 다른 발달 우려가 동반되면 온라인 체크보다 의료기관과 언어재활 전문가의 평가를 우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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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참고자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아동 언어장애의 진단과 치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K-DST 보호자용 설명서
- CDC, 발달 이정표
- ASHA, Late Language Emergence
- ASHA, 언어·말·청력 문제 조기 발견
- NIDCD, Speech and Language
지창훈 — 심리·사회성·발달재활 전문센터 참사람발달치유센터 센터장, 임상 15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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