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사회성 수업, 편의점 가는 길에도 역할이 있습니다

앞에 수업을 끝낸 학생들이 집에 바로 가지 않고, 조금 있다가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편의점에 다녀왔습니다.

겉으로 보면 아이들과 간식을 사 먹으러 간 장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의 목적은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날은 새로 합류한 동생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친구가 그룹 안으로 들어왔을 때, 아이들은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요? 그냥 “같이 놀아”라고 말한다고 관계가 바로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은 작은 환영 파티처럼 진행했습니다. 편의점에 함께 가고, 먹을 것을 고르고, 같이 걸어오고, 다시 센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흐름 속에서 새 친구가 자연스럽게 그룹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형들의 역할’이었습니다.

가장 큰 형은 새로 온 동생을 안내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무엇을 하면 되는지 옆에서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친절이 아닙니다.

사회성 수업에서 형이 동생을 안내한다는 것은, 내가 먼저 경험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연습입니다. 내가 아는 규칙을 말로 알려주고, 동생의 속도를 살피고, 필요할 때 기다려주는 경험입니다.

걸어가는 대형도 그냥 정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그룹에서는 앞쪽에 중간 나이의 아이들이 서고, 뒤쪽에는 가장 큰 형들이 섭니다. 저는 중간에 위치합니다. 앞에서는 흐름을 만들고, 뒤에서는 전체가 흩어지지 않도록 받쳐줍니다.

제가 군대에서 배운 이동 대형처럼, 아이들과 움직일 때도 위치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누가 앞에서 길을 보고, 누가 뒤에서 살피고, 누가 중간에서 흐름을 조절하는지에 따라 아이들의 움직임은 달라집니다.

사회화가 조금 더 진행된 아이들이 앞뒤를 잡아주면, 새로 온 아이나 아직 불안정한 아이도 그 흐름 안에서 조금 더 안전하게 따라올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말로만 배우지 않습니다.

같이 걷고, 손을 잡고, 기다리고, 뒤를 돌아보고, 속도를 맞추는 장면 속에서 배웁니다.

편의점에 가는 길에도 사회성은 있습니다.

간식을 고르는 장면에는 선택이 있고, 계산을 기다리는 장면에는 순서가 있고, 함께 돌아오는 길에는 이동 규칙이 있습니다. 새 친구를 챙기는 장면에는 관계가 있고, 형이 동생을 안내하는 장면에는 책임감이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사 먹이는 것이 아깝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들과 함께 먹고 나누는 시간이 좋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밖에서 아이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것이 편의점 음식이나 배달음식에 가까울 때가 많아 아쉬움도 있습니다. 시간만 여유롭다면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아이들과 건강한 음식을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날의 핵심은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친구가 왔고, 그룹은 그 친구를 받아들였고, 형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했습니다.

이것이 사회성 수업에서 중요한 장면입니다.

사회성은 친구를 많이 만난다고 저절로 자라지 않습니다. 관계 안에서 내 위치를 알고, 누군가를 안내하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함께 움직이는 경험 속에서 자랍니다.

이번에는 가까운 편의점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저와 함께 15분 거리의 목적지까지 다녀오는 미션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앞뒤 대형을 유지하고, 새로 온 친구를 챙기고, 중간에 흐름을 놓치지 않고, 목적지까지 함께 갔다가 돌아오는 미션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이런 실제 장면이 필요합니다.

센터 안에서 배운 것을 밖에서 사용해보고, 밖에서 경험한 것을 다시 센터 안에서 정리하는 것.

그 반복 속에서 아이들은 조금씩 자랍니다.

목요일 사회성 수업의 편의점 외출은 작은 일이었지만, 그 안에는 환영, 안내, 이동, 선택, 책임, 기다림이 모두 들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런 평범한 장면 속에서 사회성을 배웁니다.

댓글 남기기

프로젝트 자아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